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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법정이율론
김준철 l 박영사
23,750원  정가 25,000  (-1,250원 할인)
368 쪽 ㅣ 2026년 06월 19일
1709399
237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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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민법의 법정이율은 연 5%이고, 상법의 법정이율은 연 6%이다. 민법의 연 5%의 법정이율의 연원은 1896년 제정된 일본 민법이다. 1896년 일본 정부는 여러 종류로 발행된 정부채를 ‘정리공채’라는 명칭으로 통합 발행하면서 그 금리를 연 5%로 설정했다. 일본 민법은 이를 사회 전반의 평균적인 수준의 이자율로 파악해 법정이율로 받아들였다. 상법의 법정이율은 독일이 민법의 법정이율보다 상법의 법정이율을 1% 높게 설정한 것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었다. 그러나 2010년대 이후에 일본의 금융경제상황이 법정이율과 부합하지 않자 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법원과 학계에서 제기되었다. 일본은행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시장금리가 1%도 미치지 못하는 경제상황에서 5%의 법정이율은 부당하게 높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이러한 논의들을 바탕으로 2017년 일본은 민법을 개정해 기존 법정이율 고정제를 법정이율 변동제로 바꾸었다. 이에 따라 법정이율은 기존 5%에서 3%로 낮추어졌으며, 은행의 대출금리에 연동해 3년을 주기로 일본 법무성이 법정이율을 조정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아울러 민법과 상법에 각각 설정된 법정이율은 민법의 법정이율로 통합되었다.


우리나라는 1958년 민법 제정 시부터 연 5%의 법정이율이 우리나라의 금융경제상황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민법 제정에 참여하신 분들은, 6.25 전쟁 후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5%의 법정이율은 타당하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향후 국가가 정상화되면 사회적으로 평균적인 수준의 이자율을 법정이율로 설정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해 일단 5%로 법정이율을 설정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이후 석유 파동으로 인해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진행된 1970-1980년대까지도 민법의 법정이율은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였다. 시장금리보다 법정이율이 낮으니 채무이행을 늦추는 것이 더 이익이라는 생각에 채무자들은 채무 이행을 지체하였다. 이에 대응해 제정된 법률이 소송촉진법이며, 소송상의 채무 이행 지체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소송촉진법의 법정이율이 적용되고 있다. 민법의 법정이율이 제 기능을 발휘했다면 소송촉진법은 제정되지 않았을 것이다. 


법률은 규율대상인 사회상을 반영해야 정당한 법률이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선박에 준수할 수 없는 안전기준을 적용하는 법률은 정당한 법률이 아니다. 안전기준이라는 당위성도 자동차와 선박 제조자가 준수할 수 있는 정도를 넘어선다면 그 정당성이 유지될 수 없다. 법정이율은 지연손해와 손해배상금의 현재가치 산정에 가장 많이 적용되는데, 금융경제상황에 부합하지 않게 너무 높거나 낮은 이자율은 그 정당성이 문제 된다. 따라서 법정이율이 적용되는 시기의 사회통념상 받아들여지는 평균적인 수준의 이자율이 적용되어야 그 정당성이 확보되며, 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및 이를 반영하는 이자율이 지속적으로 변동하므로 이를 반영해 법정이율도 지속적으로 조정되어야 한다.


1980년대부터 우리나라 민법학계에서 이러한 관점에 따라 민법의 법정이율을 개정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어졌으며, 2000년대 이후 법무부의 민법 개정 추진이 이루어지고, 2010년대에는 국회에서 법정이율 변동제를 도입하는 민법 개정안이 제안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개정 노력이 결실을 맺지는 못하였다. 법학계에서는 법정이율 변동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한 논거를 제시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민법에는 법정이율 변동제를 도입하는 근거 규정을 두고, 그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은 시행령에 위임하는 법률 개정안이 제안되었다. 한편 국회의 법정이율 규정 개정안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등에 일정한 비율을 가산하여 법정이율을 설정한다거나, 여러 경제지표에 근거해 법정이율을 설정한다는 개정안을 제시하였을 뿐 그 구체적인 산정 방식을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이러한 개정안들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법정이율 규정을 통해 법정이율을 국민들이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관점에서, 법정이율 규정이 구체적인 법정이율 산정방식 등을 시행령에 위임하는 것은 위임입법 금지 위반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위와 같이 현재 법정이율 변동제 도입이 법정이율 규정이 정당한 법이 되기 위해 필요하다는 인식은 널리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그 구체적인 산정방식과 제도적 구현 방안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해 법정이율 규정이 개정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책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법정이율은 시장금리를 반영해야 금융경제상황에 부합하여 정당성을 갖추게 된다. 시장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따라 움직이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등의 경제지표에 근거하여 결정된다. 이 책은 이러한 원리에 따라 시장금리가 움직인다는 이론적 토대 위에, 실제로 법률을 제정하고 개정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법이념인 ‘정의’, ‘합목적성’과 ‘법적 안정성’의 관점을 반영해 법정이율 개정방안을 제시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법정이율 개정방안이, 법정이율 규정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면서도, 금융경제상황에 부합하는 법정이율 규정을 통해 공평의 이념에 부합하는 당사자 간의 분쟁 해결과 손해배상금 산정 등에 기여할 것을 기대한다.


이 책을 쓸 수 있도록 대학원에서 공부할 기회를 주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김제완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아울러 이 책이 발간되도록 기획업무를 맡아주신 박영사의 정연환 과장님과 편집 업무를 꼼꼼하게 진행해주신 최유라 씨에게도 감사 인사를 드린다.




2026년 5월 


김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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