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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2020년 2월 인간과 조직을 위한 행정학(이하, 인조행)이 처음 세상에 나온 후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생각해 보면 이 책은 코로나19(팬데믹)와 포스트코로나19(엔데믹)의 시작을 각각 함께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3~4년 여의 시간은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암울한 시간이었던 듯하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그 시간은 걱정하고 불안해하며, 그냥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하지만 2024년부터는 나를 비롯한 모든 이들의 삶의 순간순간이 지난 3~4년 여의 힘든 시간을 보상받는, 그래서 시간이 조금 더 천천히 흘러가기를 절로 바라마지않는, 행복의 시간들로만 채워지기를 바란다. 생각해 보면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더욱 빨라진 변화, 불확실성, 예측불가능성이 난무하는 이 시대에 그나마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적응’이 아닌가 싶다. ‘내가 코로나19 팬데믹의 변화에, 그 상황에 보다 잘 적응했다면 지난 3~4년 여의 시간을 조금 더 의미있게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돈다. ‘적응’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에게 어떤 변화에든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한 신의 배려가 아닐까? 앞으로는 더욱더 변화에 ‘보다 잘 적응하는 사람, 보다 잘 적응하는 정부’만이 생존할 수 있지 않을까? 어제와는 완전히 다른 오늘,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오늘 이 시간… 앞으로의 보다 나은 삶에 대해 끊임없이 치열하게 고민한 끝에, 나는 “이제 사람도 정부도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하여 변화하는 상황에 ‘A.D.A.P.T.’하는 것이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었다. ‘A.D.A.P.T.’는 민첩한(Agile), 디지털 방식의(Digital), 예견적(Anticipatory), 참여적(Participatory), 지능적 혹은 사고적(Thinking)의 영어단어 앞 글자를 딴 두문자어다. ‘ADAPT’의 사전적 의미는 ‘새로운 상황에 맞추다(조정하다) 혹은 (상황에) 적응하다’이다. 어떤 상황에든 적응하고, 상황에 맞게 조정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민첩성’과 ‘디지털화’, ‘예견성’, ‘참여’, ‘지능형 사고’를 갖출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전면개정한 인조행의 콘셉트를 ‘A.D.A.P.T. 정부 구현을 위하여’로 정하게 되었다. 사실 인조행 초판 발간 후 다양한 법령들의 제ㆍ개정, 새로운 정책의 시행 등으로 인해 내용의 수정ㆍ보완 사항들이 발생하는 것을 보면서 개정작업의 필요성을 느꼈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더욱 다양한 이야기들을 인조행에 담고 싶었다. 미국 조지아 대학교 박사논문 지도교수님이신 J. Edward Kellough 교수님께서 내게 해 주신 말씀이 문득 기억났다. 당시 영어를 완벽하게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가 쓴 논문이나, 책, 글들은 내 자식과 같은 느낌이다. 매번 세심하게 돌봐주지 않으면 안 된다.” 이 말씀의 의미를 이제는 오롯이 이해할 수 있을 듯하다. 인조행 초판이 출판된 뒤 오탈자, 변경된 내용 업데이트 등 세세한 사항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이 책의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덜컥 겁이 났다. 사실 인조행 개정작업은 2023년 초부터 시작됐었다. 하지만 나에게는 초판 발간 작업보다 개정작업이 더욱 어렵게 느껴졌다. ‘인조행이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좋은 책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런 욕심이, 바람이 생기고 나니 한 문장 한 문장을 써 나가는 것이 큰 부담으로 여겨지기 시작한 것이다. 인조행에 ‘A.D.A.P.T. 정부 구현’을 위한 의미를 담아내야겠다고 생각한 이후부터는 설렘 반, 두려움 반으로 밤잠을 설치는 일들도 많았었다. 몇 번 마음을 다잡은 끝에 드디어 2024년 청룡의 해를 맞아 인조행 개정판을 출간하게 되었다. 인조행 개정판은 다음과 같은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선 인조행 개정판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1부와 제2부는 A.D.A.P.T. 정부 구현에 기본, 즉 코어(core)가 되는 내용들을 제시하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제1부에서는 국가, 정부, 시장, 시민사회에 대한 논의를 통해 ‘A.D.A.P.T. 정부 구현을 위한 행정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제2부에서는 ‘효과적 A.D.A.P.T. 정부 운영을 위한 행정관리’와 관련된 다양한 논의들을 제시하였으며, 주로 조직, 인사, 재무적 관점에서 행정관리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마지막 제3부에서는 정부 운영의 기본기를 바탕으로 변화하는 사회환경에 더욱 적절하게 적응하기 위한 방안, 즉 ‘A.D.A.P.T. 정부에서의 공공서비스 정책’에 대해 논의하였다. 특히 제3부의 마지막 장인 19장에서는 A.D.A.P.T. 정부 구현을 위한 정부혁신, 그리고 미래정부 혁신방향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인조행 개정판은 다른 행정학 교과서들과는 차별화되는 다음과 같은 주요 특징들을 지니고 있다. 첫째, 행정학 입문자들이 종종 혼동하는 개념 중 하나인 ‘국가’, ‘정부’, ‘행정’이 어떤 특징과 차이점을 지니는지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였다. 나 역시 행정학 강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들을 받았었다. ‘국가와 정부는 같은 거 아닌가요?’, ‘국가가 하는 게 행정인가요?’ 등등. 하지만 어떤 행정학 교과서에도 이러한 개념들 정리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번 인조행 개정판에서는 국가, 정부의 개념부터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고자 노력하였다. 둘째, 인조행 개정판에서는 오늘날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다양한 인공지능(AI) 기술 중 ChatGPT를 활용하여 개념, 사례 등을 정리하고자 하였다.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 ‘ChatGPT와 함께 하는 개념 정리’를 별도로 제시하여, 주요 개념의 이해 폭을 넓히고자 하였다. ChatGPT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대화해 보면서 분명하게 느낀 점은 학문의 영역에서 ChatGPT를 전격 도입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큰 문제를 유발시킬 것이며, 반드시 ChatGPT는 아이디어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보조적인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본서에서도 ‘ChatGPT에 따르면 개념, 아이디어를 이렇게도 정리할 수 있더라’를 소개하는 정도의 의도로 해당 파트를 제시하였다. 셋째, 모든 장마다 해당 장의 학습 내용을 실제(practice)에 적용해 볼 수 있는 ‘행정 사례 연습’ 파트를 제시하였다. 행정에 있어서 학생들이 답답함을 느끼는 사항 중 하나가 ‘행정학을 공부하는데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지?’하는 부분일 것이다. 인조행 개정판에서는 다양한 사례 제시를 통해 행정학 학습 내용과 실제 사례(theory- practice)를 연계하고, 적용/응용하는 방법들을 학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인조행 개정판에서는 최신 정부의 다양한 법령 및 정책, 제도들을 담았다. 마지막 교정을 보면서까지 가장 최신의 업데이트된 정책 정보들을 담기 위해 노력하였다. 이러한 저자의 노력 때문에 2~3배 더 큰 노고를 감수해야 하셨던 박영사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 개정 작업을 하는 동안 ‘당시에는 가장 최신(new)이었던, 그래서 사랑을 받고 관심을 받았던 많은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낡은(old) 것이 되고 지금에는 틀린 것, 잘못된 것 혹은 불필요한 것이 되어 외면받는 것들’이 되어 버리는 인생의 진리도 되새기게 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탄탄한 기본기를 가진 것들은 결국 다시 사람들이 찾게 되는 모습을 보면서 ‘단단한 기본을 다지고 그를 바탕으로 응용하고 변화하여 적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내 삶의 방향에 대한 각오도 다지게 된다. 불과 1~2년 전에는 사람들에게 주목받았던 제도, 정책들이 이제는 역사의 뒤편으로, 단지 기록으로만 남게 되는 사례들을 본다. 하지만 기본기가 제대로 갖춰진 정책이나 제도들은 결국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는 현상들을 보면서 ‘인조행’이라는 ‘내가 온 마음을 다해 세상에 내놓은 책’에 대한 다짐도 하게 된다. ‘기본을 더욱 탄탄하게 하면서도 변화하는 내용들을 담아내어 A.D.A.P.T.하는 책이 되도록 돌보겠다’는 다짐을…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도 이와 같은 마음이었으리라. 당신의 일부이기도 한 당신의 자식이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단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꿋꿋하게 잘 적응해서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 이제 조금 있으면 어머니의 다섯 번째 기일이 다가온다. 직접 살을 부빌 수는 없지만, 이제 더는 그 따듯한 체온을 느낄 수는 없지만, 사랑하는 어머니가 언제나 나와 함께하며 나를 응원해 주고 계신다고 믿는다.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에게 내가 온 마음을 다해 낳아 돌보고 있는 인조행 개정판을 보여드리고 싶다. 언제나 그립고, 사랑하고, 고마운 당신께 다시 한번 이 책을 바치노라고. 항상 나를 믿고 지지해 주는 너무도 소중한 내 가족, 그리고 내가 학문적 관심을 지속할 수 있도록 훌륭한 멘토가 되어주시는 정홍익 교수님과 J. Edward Kellough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번 개정판 출판에도 변함없는 지지와 아낌없는 지원을 해 주신 박영사의 안종만ㆍ안상준 대표님, 정연환 과장님과 장유나 차장님 외 박영사 관계자들께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
2024년 2월 저자 김 정 인
[ 목 차 ]
제1부 A.D.A.P.T. 정부 구현을 위한 행정에 대한 이해 제1장 국가와 정부 제2장 정부와 시장 그리고 시민사회: 정부규모와 신공공관리, 거버넌스 관점에서 제3장 행정의 의의와 행정학의 특징 제4장 행정환경의 변화 제5장 공공가치, 행정가치, 공직가치
제2부 효과적 A.D.A.P.T 정부 운영을 위한 행정관리 제6장 조직의 이해와 조직구조 제7장 조직관리 제8장 동기부여와 조직혁신 제9장 조직이론 제10장 인사제도와 공직윤리 제11장 인사관리 제12장 다양성관리와 인사혁신 제13장 정부예산과 재무행정
제3부 A.D.A.P.T. 정부에서의 공공서비스 정책 제14장 정책유형과 정책행위자 제15장 정책수단과 정책과정 제16장 지방 거버넌스와 지방자치 관련 정책 제17장 공공서비스 전달과 시민참여 정책 제18장 성과관리와 성과평가 제19장 정부규제, 갈등조정 그리고 정부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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