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HOME > 도서/서브노트 상세
|
이 책을 사용하는 강의가 없습니다. |
|
이 책에 대한 보충자료가 없습니다. |
|
|
|
■ 책 소개 ■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한 여정 제1권’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한 물권론 일반’을 출간하게 되었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한 여정 제2권[(준)공동소유론]은 올해 상반기에 출간될 예정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한 여정 제1권’은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단초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기존에 발표하였던 4편의 논문에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지원사업을 받은 2편의 논문을 추가하여 단행본의 형식으로 출간하는 것이다. 추가한 2편의 논문은 “물권론의 재정립”[한국민사법학 제96호(2021. 9.) 게재]과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한 물권론 일반”이다. 마지막 논문은 “물권법상의 청구권은 물권자에게 인정되는 청구권으로서 채권과는 법적 성격이 다른 권리인바, 혹은 지배권과 함께 물권을 구성하거나 혹은 물권의 효력으로 인정되는 청구권”, “물권은 ‘물건을 매개’로 하는 권리로서, 혹은 물건을 대상으로 하는 지배권 혹은 지배권과 물권적 청구권·형성권으로 구성되는 권리”라는 다소 긴 부제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 논문은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모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논문으로서 이전의 논문들을 집대성하는 논문이다. 이 논문과 기존의 4편의 논문들을 통해서, 독자들은 필자의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지난 15여 년 동안 어떻게 형성되고, 변경되고 또 발전되어 왔는지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물권법의 개정 또는 변경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것은 물권법상의 청구권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 기초하여, 물권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물권에 대한 잘못된 도그마, 물권의 제반 이론과 해석을 버리고, 물권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 단행본을 접하는 독자들은 필시 다음과 같은 의문을 가질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물권은 지배권이다.”라는 도그마가 폐기되어야 할 정도로 오류가 있었단 말인가? 더구나 이에 기초하여 형성된 물권의 개념, 분류, 물권의 절대성, 물권법정주의, 물권변동과 물권행위론, 물권행위의 독자성과 유인성, 부동산등기제도 등의 대륙법계 민법의 초석이 된 제반 물권이론을 우리는 금과옥조처럼 맹신하고 있기에 이러한 의문은 쉽사리 가시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제반 물권이론은 대륙법계의 민법학을 수용하여 우리 민법이 제정된 지 60여 년 동안 우리 민법학계 나아가 법학계와 법 실무계 전체를 지배하는 논리로서 뿌리를 내려왔다. 필자는 물권은 지배권이라는 도그마와 이에 기초한 제반 물권이론은 처음부터 대륙법계의 물권법과 이를 계수한 우리의 물권법을 바르게 해석하기에는 흠결이 있는 불완전한 이론이라는 문제의식을 느끼게 되었다. 이제 필자는 물권법상의 청구권에 관한 규정의 면밀한 분석에 기초하여, 물권은 지배권이라는 도그마를 대체할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한다. 물권은 ‘물건을 매개’로 하는 권리로서 혹은 지배권으로 구성되거나 혹은 지배권과 물권적 청구권·형성권으로 구성되는 권리’라는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패러다임에 기초하여서 물권론 일반에 대한 검토가 이루어질 것이다.
종래 “물권은 지배권이다.”라는 도그마에 의하면, 물권은 물건을 대상으로 하는 권리이고, 채권은 사람에 대한 권리이다. 또 물권은 물건에 대한 지배권의 작용을 하고, 채권은 사람에 대한 청구권의 작용을 한다. 여기서 물권은 지배권이고 채권은 청구권이라는 도그마가 탄생하였다. 즉, 물권=지배권과 채권=청구권이라는 등식이 성립하였다. 그 결과 로마법 이래 지배권과 물권법상의 청구권 사이에는 결코 함께할 수 없는 심연이 존재하게 되었다. 전자는 물적 권리이고 후자는 인적 권리이므로, 물권법상의 청구권을 지배권인 물권과는 다른 채권으로 취급하는 것이었다. 그 결과 우리 민법상의 물권편은 지배권에 관한 순수한 의미의 물권법과 그 밖에 물권법상의 청구권에 관한 채권법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 물권편에 대한 솔직한 이해가 될 것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물권적 청구권에는 이른바 우리가 종래 알고 있던 물권이 침해되는 경우에 발생하는 권리(제213조-214조)에 한하지 않고, 물권을 취득하기 위하여 인정되거나(부동산점유취득시효완성자의 등기청구권) 또 지배권과 함께 규정되어 있는 물권적 청구권(상린권, 지료청구권, 전세금반환청구권, 유익비상환청구권, 부속물매수청구권 등)이 있다. 이러한 물권적 청구권은 채권과는 다른 법적 기반과 법적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물권적 청구권도 사람에 대한 청구권으로서 인적 권리이다. 물권적 청구권은 반드시 그 주체가 물권자 내지는 지배권자이다. 또 물권적 청구권의 급부는 반드시 물건과 관련이 있다. 예를 들면, 지료지급청구권은 ‘토지’의 처분지배권을 갖는 지상권설정자가 ‘토지’사용의 대가를 청구하는 권리이고(동일한 물권자에게 물권적 청구권과 지배권의 일체적 공존) 또 지료지급의무는 ‘토지’의 용익지배권을 갖는 지상권자가 ‘토지’의 처분지배권을 갖는 지상권설정자에게 ‘토지’의 사용대가를 지급하는 의무이다(동일한 물권자에게 물권적 의무와 지배권의 일체적 공존). 이처럼 물권적 청구권은 지배권이 물건을 대상으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물건과 관련이 있는 청구권이다. 또 상린권은 ‘토지’의 처분지배권을 갖는 토지소유자가 ‘이웃토지’에 대한 지배권을 갖는 이웃토지소유자에게 ‘이웃토지’와 관련된 급부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동일한 물권자에게 상린권과 지배권의 병존적 공존). 이처럼 지배권과 함께 규정되어 있는 물권적 청구권(관계)은 ‘하나의 물건’을 중심으로 일체적으로 물적 결합성이 있거나 또는 이웃하는 ‘두 필의 토지’를 중심으로 병존적으로 물적 결합성이 있다. 즉, 물권적 청구권관계와 지배권은 결합되어 있어서, 분리될 수 없는 청구권이다. 이러한 물권적 청구권은 지배권과 함께 물권을 구성한다. 또 물건에 대하여 지배권을 갖는 지상권자는 상대방의 동의가 없이도 지배권과 물권적 청구권을 양수인에게 양도할 수 있다. 또 토지소유권의 경우는 토지에 대한 지배권을 양도하면 상린권은 이전되지 않고 양수인이 지배권을 취득하는 즉시 이웃토지의 소유자에 대한 상린권도 취득하게 된다. 따라서 어느 경우이든 물권적 청구권은 물권의 양수인에게도 당연히 청구력을 갖는다. 즉. 물권적 청구권은 그 주체인 물권자들 사이에서는 인적 결합이 존재하지 않고, 지배권과 물권적 청구권 사이에 물적 결합이 존재한다. 또 물권적 청구권은 특정의 의무자가 아니라 의무자의 양수인에게도 주장할 수 있는 대물적 대인성의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물권적 청구권은 상대방 물권이 양도되더라도 침해가 되지 않는 대물적 대인성이 인정된다.
이에 반하여 채권적 청구권은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인적 결합은 있는 청구권이다. 채권은 특정의 채무자에 대한 청구권으로서, 채권자의 동의 없이는 양도될 수 없는 비양도성의 권리에 해당한다. 채권은 특정의 채무자에 의하여만 침해될 수 있는 청구권으로서의 특정적 대인성을 갖는다. 물론 채권적 청구권은 물권자 내지는 지배권자에게 인정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매매나 대차계약의 경우처럼 채권은 물건과 관련된 급부를 목적으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채권은 인적 권리로서 인적 결합은 존재하지만, 물건에 대한 지배권과는 무관하게 성립하는 청구권으로서 물적 결합이 존재하지 않는다. 임대인이 임차인의 동의 없이 임대물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임차인의 채권은 임대물의 양수인에 대하여 청구력을 가질 수 없다. 물권의 효력은 채권의 효력에 앞서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제3조 제4항)은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것으로 의제하여, 임차인의 채권에 대항력을 부여하고 있다. 즉, 임차인의 동의 없이 임대물이 양도되는 경우에도 승계를 의제하여 임차권에 대항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임차권의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은 어디까지나 입법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것일 뿐이다. 즉, 물권적 청구권이 양수인에게도 청구력이 인정되는 권리인 반면에, 채권은 예외적으로 채무자에게 대항력을 갖는 권리일 뿐이다. 이상의 점에서 물권적 청구권은 채권과 전혀 다른 별개의 권리로서 채권적 청구권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채권적 청구권과 물권적 청구권은 상위개념인 청구권을 구성한다. 즉, 청구권이란 유개념의 권리로서 바로 사람에 대한 청구권인 인적 권리를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청구권에는 그 종개념으로서 채권적 청구권과 물권적 청구권이 존재하는 것이다. 채권적 청구권은 권리의 주체 사이에 인적 결합은 있지만 물적 결합이 없는 청구권인 반면에, 물권적 청구권은 권리의 주체 사이에 인적 결합은 없지만, 물적 결합이 존재하는 청구권이다. 이를 통하여 우리는 로마법 이래 대륙법이 이르기까지 물권적 청구권을 채권적 청구권으로 오인하여 왔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물권=지배권이고, 채권=청구권이라는 도그마는 그 기반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물권적 청구권은 지배권과는 물적 결합이 있는 청구권으로서, 지배권과 함께 물권을 구성한다. 이로부터 물권은 ‘물건을 매개’로 하는 권리로서 ‘혹은 지배권으로 구성되거나 혹은 지배권과 물권적 청구권으로 구성되는 권리’라는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출된다. 물권은 지배권이라는 도그마에 의하면 물권은 소유권과 제한물권으로 구분되지만,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물권에는 완전소유권, 제한소유권과 제한물권으로 구분된다. 완전소유권이란 제한물권이 설정되지 않은 소유권을 말한다. 이에는 동산소유권, 건물소유권과 토지소유권이 있다. 이에 반하여 완전소유권에 제한물권이 설정되는 경우, 제한물권이 성립함과 동시에 이에 대응하여 제한소유권도 함께 성립한다. 제한소유권은 지배권이 질적 또는 양적으로 변경되고 동시에 물권적 청구권관계가 발생하는바, 이를 제한소유권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유상의 지상권을 설정하는 자의 제한소유권이란, 물건에 대한 처분지배권과 지료청구권과 그 밖의 물권적 청구권으로 구성되는바, 이는 완전소유권과는 전혀 다른 권리인 것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물권적 청구권은 의의, 특징, 지배권으로부터의 독자성, 성립 또는 효력의 요건, 법적 규율 등에서 채권과는 전혀 다른 청구권에 해당한다. 이러한 물권적 청구권에 관한 이론체계를 물권적 청구권론이라 부른다. 물권적 청구권은 법적 규율에 있어서, 채권과 다른 법적 취급을 받아야 한다. 특히 지배권과 함께 규정되는 물권적 청구권은 한편으로는 지배권과 같은 지배권적 규율을 받고 또 물권법상의 청구권에 관한 규정의 규율을 받을 뿐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는 채권법에 존재하는 청구권 일반에 관한 규율도 받게 된다. 즉, 물권적 청구권은 물권적 규율과 청구권적 규율을 동시에 받게 되는 것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제한소유권과 제한물권이 성립하는 경우 설정되는 용익지배권의 대가를 구성하는 약정 물권적 청구권과 그 밖에 법정의 물권적 청구권이 존재한다. 여기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은 용익지배권의 대가를 구성하는 지료청구권과 전세금반환청구권이다. 이러한 약정의 물권적 청구권은 지배권을 설정하는 대가로 성립하는 물권적 청구권으로서, 지배권과 동일한 값어치를 갖는 대등한 권리이다. 물권적 청구권은 약정의 물권적 청구권이든 법정의 물권적 청구권이든 어느 경우나 지배권과 함께 물권을 구성하게 된다. 물권적 청구권은 결코 지배권의 효력이라 볼 수 없는 것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물권은 지배권이라는 도그마에 기초하고 있는 제반 물권이론은 마땅히 재정립되어야 한다. 물권의 절대성과 채권의 상대성, 물권법정주의, 물권변동과 물권적 합의론, 물권행위의 독자성과 유인성, 부동산등기제도 등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요구한다. 우선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물권은 절대권의 성질을 가질 뿐 아니라, 제한소유권과 제한물권의 경우는 상대권의 성질도 갖는다. 제한소유권과 제한물권도 지배권이 인정되는 한, 일반인과의 관계에서는 절대권으로서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한편 제한소유권과 제한물권의 경우 상대성도 갖는다. 제한소유권과 제한물권의 경우, 제한소유권자의 지배권이 질적 또는 양적으로 변경이 되고 그 대신 물권적 청구권과 물권적 의무가 성립하고, 제한물권자에게는 용익지배권 또는 처분지배권이 설정되고 또 물권적 청구권과 물권적 의무가 성립한다는 점에서 상대권의 성격도 인정된다. 제한소유권자와 제한물권자는 지배권과 또는 약정 또는 법정의 물권적 청구권관계로 인하여 적극적으로 ‘급부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상대권)에서 채권관계의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급부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상대권)에서 하등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세권자는 용익지배권과 관련하여 ‘전세권설정계약 또는 목적물의 성질에 의하여 정하여진 용법으로 이를 사용, 수익할 의무’(제311조)를 지게 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전세권설정자에게는 전세권소멸청구권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러한 의무는 용익지배권이 설정되는 제한물권자 모두에게 인정되는 권리이다. 다만, 제한소유권과 제한물권의 지배권과 물권적 청구권은 상대방 물권자와 그 양수인에 의하여 침해될 수 있는 권리인 반면(대물적 상대성), 채권은 특정의 채무자에 의해서만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특정적 상대성) 차이가 있을 뿐이다. 채권은 특정의 채무자에 대한 청구권으로서, 채권자의 동의 없이는 양도될 수 없는 비양도성의 권리로서, 특정의 채무자에 의하여만 침해될 수 있는 청구권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물권의 양도성이란 한편으로 지배권의 양도성과 물권적 청구권의 양도성을 의미한다. 그런데 2014년 민법개정위원회에 의하여 신설된 전세권설정자 지위의 승계에 관한 제307조의2는 주택임대차보호법(제3조 제4항)상의 대항력에 관한 규정과 동일한 규정으로서, 물권의 양도성과 채권의 대항력은 전혀 별개의 문제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전혀 타당하지 않다. 이는 전세권양도의 효력에 관한 제307조와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 것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물권의 종류와 내용은 법률로 정한다는 물권법정주의는 실제로는 물권의 내용에 관하여는 그 의미가 관철될 수 없다. 물권의 종류에 대해서는 법률규정에 의한 강제(종류강제)가 인정되지만, 물권의 내용은 법률규정으로만 강제될 수는 없고 당사자의 약정에 의한 결정을 물권법 자신이 이를 인정하고 있다. 이는 지배권의 경우뿐만 아니라 물권적 청구권의 경우도 그러하다. 약정에 의한 지배권 내용에 관한 약정으로서, 지상권의 존속기간(제280조 제1항), 구분지상권의 약정(제289조의2 제1항 후단), 지역권부종성에 관한 약정(제292조 제1항 후단), 용수지역권에 관한 약정(제297조 제1항 단서), 전세권양도에 관한 약정(제306조 단서), 전세권의 용익에 관한 약정(제311조), 전세권의 존속기간에 관한 약정(제312조), 저당부동산의 효력범위에 관한 약정(제358조 단서)을 들 수 있다. 또 물권적 청구권에 관한 약정으로서 공유물분할의 약정(제268조제1항 단서), 지료청구권(제286조), 전세금반환청구권(제312조의2 참조)에 관한 약정, 승역지소유자의 공작물 설치·수선의무에 관한 약정(제298조)을 들 수 있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물권변동과 그에 관한 물권적 합의란 종래와는 다른 의미가 있다. 우선 일시적 양도의 물권적 합의는 지배권의 변동만 목적으로 하는 합의로서, 이행의 문제를 남기지 않는다. 이에 반하여 제한소유권과 제한물권에서 발생하는 물권변동에는 단순히 지배권의 변동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물권적 청구권의 발생도 당연히 포함된다. 즉, 제한소유권과 제한물권이 성립하는 경우 지배권의 질적 또는 양적 변동과 더불어, 지료청구권·전세금반환청구권인 물권적 청구권도 발생하게 된다. 또 지료청구권과 전세금반환청구권의 행사와 전세금지급의무인 물권적 의무의 이행 문제가 당연히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제한물권에 대한 부동산등기는 제한소유권에 관한 등기로서의 의미도 갖는다. 즉, 부동산등기법상의 용익권과 담보권이란 실체법상 용익제한소유권(지상제한소유권, 지역제한소유권, 전세제한소유권)과 담보제한소유권(저당제한소유권)의 등기를 의미한다. 따라서 부동산등기법은 제한소유권자와 제한물권자의 지배권뿐 아니라, 약정의 물권적 청구권인 지료청구권관계와 전세금반환청구권관계도 공시하는 것이다. 지료약정의 기재는 지상제한소유권자의 지료지급청구권과 지상권자의 지료지급의무를 동시에 공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세금의 기재는 전세제한소유권자의 전세금보유권과 전세금반환의무 및 전세권자의 전세금반환청구권을 동시에 공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세금반환청구권은 용익기간의 종료 여부를 불문하고 언제나 등기에 의하여 이전이 되고 별도로 채권양도의 절차를 요하지 않는다. 또 지료의 약정과 전세금의 기재는 유상의 지상권과 유상인 전세권의 성립등기사항을 구성하게 된다. 이 점에서 부동산임대차의 등기의 경우(제621조)는 대항등기사항을 구성하는 것과 다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반물권에 적용할 경우, 그동안 물권은 지배권이라는 도그마에 기초하고 있었던 학설 또는 판례상으로 제기된 문제들을 유의미하게 해결할 수 있다. 우선 부동산점유취득시효완성자가 갖는 등기청구권은 채권적 청구권이 아니라 물권적 청구권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러한 등기의무는 원소유자의 물권적 의무로서 당연히 승계가 되어, 소유권을 취득한 제3자는 부동산점유취득시효완성자에 대하여 등기의무를 당연히 부담하게 된다. 또 유상의 지상권의 경우 지료의 약정은 유상의 지상권이 성립하기 위한 요소로서, 이에 대한 부동산등기에의 기재(부동산등기법 제69조)는 대항등기사항이 아니라 성립등기사항을 구성한다. 또 승역지소유자의 공작물설치·수선의무(제298조)는 등기(부동산등기법 제70조 제4호)를 함으로써 승역지소유자의 물권적 의무가 된다. 학설은 이 경우 대항력이 인정되는 채무가 성립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는 물권적 의무와 채무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서 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또 다른 대륙법계의 민법이 알지 못하는 전세권은 용익물권성과 담보물권성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하나의 물권으로서 우리 고유의 물권이다. 전세금보유권 내지는 전세금반환청구권은 용익지배권의 대가로서 성립하는 물권적 청구권으로서, 용익지배권과 함께 전세권이라는 물권을 구성한다. 따라서 이들 권리는 용익지배권의 요소라 할 수 없고 전세권의 요소가 되는 것이다. 또 용익기간의 종료 후에는 용익지배권만 소멸할 뿐 전세권은 용익물권성과 담보물권성을 그대로 유지한다. 따라서 용익기간의 종료 후에는 전세권이 저당채권을 담보하는 저당권으로 보는 판례는 전혀 타당하지 않다. 한편 물권은 지배권의 도그마는 저당권의 객체를 부동산, 지상권과 전세권으로 제한하고 이 경우 지배권만이 저당권의 객체가 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하면 완전소유권, 제한소유권과 제한물권이 모두 저당권의 객체가 될 수 있다. 지상제한소유권과 전세권에 대하여 저당권을 설정하는 경우 용익지배권의 대가로서 발생하는 지료청구권과 전세금반환청구권도 당연히 지배권과 함께 저당권의 객체가 된다. 이들 권리는 등기에 의하여 공시가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저당권의 객체가 된다는 것은 거래의 실제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세권에 대하여 저당권을 설정받은 자는 저당권이 실행되는 경우, 전세금반환청구권의 가치를 환가하여 이로부터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고 또 전세금반환청구권에 대해서는 물상대위의 법리를 적용할 필요가 없이 직접 청구가 가능하다. 나아가 그 밖의 환가가 가능한 물권적 청구권도 비록 등기에 의하여 공시가 되지는 않지만 지상제한소유권 또는 전세권을 구성하는 권리로서 당연히 저당권의 객체가 된다. 또 저당권자는 물권적 청구권자로서, 지상권자가 지상권설정자에 대하여 취득하거나 또는 전세권설정자가 전세권자에 대하여 취득한 반대채권에 의한 상계에 의하여 대항을 받지 않는다. 물권적 청구권은 물권으로서 채권에 우선하는 효력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과연 합당한 추론과 분석에 근거하고 있는지를 수없이 반문하고 또 반문하였다. 필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물권의 패러다임이 물권을 지배권으로 보는 대륙법계 민법학이 가지고 있는 소중한 전통을 훼손하는 것은 아닌지 또 수없이 반문하였다. 독일법의 경우 지료청구권을 지배권이 아니라고 보아 채권으로 취급하고 또 ‘지료에 관한 법령’에 의하여 지상권을 설정한 당사자들의 양수인들 사이에서는 법정채권으로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물권은 지배권이라는 도그마를 유지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또 이러한 논리라면 전세금반환청구권도 법정채권으로 취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위와 같은 법령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 우리 민법에는 전세권의 양수인은 양도인과 전세권설정자에 대하여 동일한 권리의무가 있다는 명시적인 규정(제307조)이 존재한다. 즉, 물권적 청구권은 지배권과 함께 양도되어 전세권설정자와 전세권의 양수인에 대하여 동일하게 존재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료청구권과 전세금반환청구권을 법정채권으로 취급할 수가 없다. 이제 우리는 물권법상의 청구권을 모두 법정 채권으로 볼 수밖에 없는 물권은 지배권이라는 도그마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물권은 지배권이라는 도그마를 일탈하는 패러다임이 아니다. 그것은 물권은 지배권만으로 구성되기도 하지만, 지배권과 함께 물권적 청구권으로도 구성된다는 것을 인정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이 패러다임은 우리 민법이 제정된 지 60여 년 동안 물권법 속에서 우리 민법학자들이 발견하여주기만을 숨죽여 기다려 온 패러다임이라 할 것이다.
필자는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빛을 보았고, 그 빛을 향하여 지난 15여 년 동안 긴 여정을 이어왔다. 처음에는 희미하게만 보였던 그 빛이 이제는 환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종래 물권을 지배권으로만 보는 도그마는 물권이라는 동전의 한 면만을 보여주는 불완전한 도그마였다. 또 그것은 수레의 두 바퀴 중 한쪽 바퀴만으로 지탱돼온 불완전한 도그마였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동전의 양면을 보여주고 수레에 두 바퀴를 달아주는 도그마라 할 수 있다. 빛은 입자이자 동시에 파동이듯이, 물권은 지배권이자 동시에 물권적 청구권인 것이다.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지배권과 물권적 청구권 모두에게 합당한 지위를 부여하는 패러다임인 것이다. 이제 필자는 우리 물권법에 대한 새로운 해석론으로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한 물권론을 공론에 붙이는 바이다. 이로부터 발생하는 후속 주제 특히 상속법, 준물권법 또 소송법상의 주체에 대하여 후학들이 천착하고 또 보충하여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필자가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한 물권론과 물권적 청구권론을 탈고하기까지는 여러분의 도움이 있었다. 우선 오시영 숭실대학교 명예교수님께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이다. 오시영 명예교수님께서는 민법 전반에 대하여 시리즈뿐 아니라 민사소송법도 출간하시어, 실체법과 절차법 모두에 대하여 두루 해박한 지식을 지닌 법실무자이자 법학자이시다. 특히 물권법 분야에서 훌륭한 논문을 많이 발표하신 오시영 교수님께서는 필자의 견해를 꼼꼼히 살펴주셨고 또 많은 조언을 주셨다. 또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김제완 교수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김제완 교수께서는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에서 있었던 필자의 연구발표에 즈음하여 필자의 견해를 지지하고 검토하여 주셨다. 또 필자가 한국민사법학회 동계발표회(2023년 12월 16일)에서 토론을 맡으시어, “물권법이 채권법과는 별개로 물권법의 독자적인 법리에 따라 구성되어 해석 운용됨으로써 더욱 풍부한 법리를 형성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또 물권관계를 형성하고 운용하는 과정에서 당사자간의 약정과 합의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데, 이들의 법적 성질이 물권적 합의 내지 물권적 약정, 물권계약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필자의 견해가 갖는 의의를 명쾌하게 밝혀 주셨다. 또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박근웅 교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박근웅 교수께서도 토론을 맡으시어 필자의 견해를 지지하여 주셨고 특히 전세권이 저당권의 객체가 될 때 전세금반환청구권뿐 아니라 그 밖의 유익비상환청구권 등과 같은 법정의 물권적 청구권도 저당권의 객체가 되어야 한다는 조언을 주셨다. 또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고유강 교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고유강 교수는 판사로 봉직하다가 서울대학교로 부임한 신진 학자로서 필자와 여러 주제에 대하여 함께 토론하면서 필자의 견해를 전폭적으로 지지하여 주셨다. 그리고 경북대학교 로스쿨 이상헌 교수, 인하대학교 로스쿨 김현진 교수와 장지용 수원법원 부장판사에게도 고마움을 표시한다. 이들은 필자가 새로 집필한 2편의 논문들을 상세하게 검토하여 주었다. 마지막으로 송순섭 서울대학교 헌법 박사께도 고마움을 표시하는 바이다. 송순섭 박사는 필자가 재직시에 인연을 맺었던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의 조교로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필자의 새로 쓴 원고를 세심하게 읽어보고 꼼꼼하게 교정을 보아주었다. 헌법학자도 이해할 수 있는 물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정립하고자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었다.
이 단행본이 나오기까지 지원해주신 전임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정긍식 소장, 김종보 소장과 송옥렬 소장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특히 김종보 소장님은 ‘물권관계의 새로운 이해’라는 논문을 전후로 하여 발표된 기존의 4편의 논문의 게재도 허락하여 주시어, 단행본인 서울대학교 법학총서로 발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셨다.
필자의 글들이 단행본의 모습을 갖추기까지 고생을 마다하지 않으신 박영사의 조성호 이사와 한두희 과장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한두희 과장께서는 수차례에 이르러 교정을 하고 또 조언을 주셨다.
마지막으로 오늘날까지 필자의 곁을 지켜주고 용기를 북돋우어 준 사랑하는 아내 이순미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2024년 2월 22일
서울대학교 중앙도서관
Faculty Lounge에서
|
|
|
|
주문 안내
◇ 스프링분철은 도서 사진 옆 [스프링분철]란에 숫자를 클릭하시면 선택 가능합니다. 별도의 요청사항이 있으시면 <법문서적에 남기실 말씀>란에 적어주시면 됩니다.
◇ 도서 비닐커버 서비스 신청은 < 주문하기 단계> 에서 선택가능하십니다.
◇ 주문 시 <휴대전화>란에 핸드폰 번호를 적어주셔야 배송 상태를 알려주는 문자 수신이 가능합니다. 문자는 [1]배송 준비 알림 [2]배송 완료 알림(송장번호) 총 2번 발송됩니다. 결제 후 1~2일 안에 [1]번 문자를 받지 않으셨을 경우 ☎ 02-882-3333으로 연락부탁드립니다.
배송 안내
◇ 50,000원 이상 이상구입 시 무료 배송이며, 50,000원 미만은 2,500원이 합산되어 부과됩니다.
◇ 본 상품의 평균 배송일은 입금 확인 후 평일기준 1~3일입니다. 단, 상품이 품절, 개정 등의 사유로 배송이 1~2일정도 지연될 수 있습니다.
◇ 평일 오후 5시까지 결재 확인시<<토&일&공휴일 발송 불가>> 우체국택배를 이용하여 당일 발송이 되며 발송 후 1~2일안에 상품을 수령하실 수 있습니다.
◇ 저희서점에서 물건을 발송하는 당일날짜로 주문상태가 배송완료로 기록되며, 실제 고객님이 상품을 수령하는 날은 배송완료 이후 1~2일(48시간) 소요됩니다.
◇ 제주도 및 도서 지역은 별도의 비용( 6,500원)이 청구됩니다. 단, 50,000원 이상 주문시 2,500원 차감된 4,000원이 청구됩니다.
교환 및 반품정보
◇ 반품 택배비 : 고객님의 변심으로 인한 교환/환불시에는 <<착불선택시>> 배송비 3000원~(중량에 따라 차감)을 부담하셔야 합니다. 타택배사 이용 가능합니다.
◇ 도서는 받으신 후 3일 이내에 교환/반품/환불이 가능하며, 상품에 아무런 하자가 없는 경우 소비자의 고객변심에 의한 교환은 상품의 포장상태 등이 전혀 손상되지 않은 경우에 한하여 가능합니다.
◇ 도서비닐커버 서비스를 이용하셨을 경우 도서 반품 시 권당 500원씩 차감되어 환불됩니다.
◇ 신청방법
- 우체국택배( ☎ 1588-1300-><1>)를 이용하셔서 착불 혹은 선불로 선택 후 택배반품신청을 진행해주시면 됩니다. (문자로 보내드린 등기번호 필요) 반품 도서 수령 후 환불 금액에서 배송비(3000원~) 차감됩니다.
- 고객님의 변심으로 인한 교환은 반품 후 재주문해 주셔야 합니다.
- 도서와 함께 주문자의 성함 & 연락처 & 환불원함 의 메모를 반드시 넣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 반품주소 : 서울시 관악구 신림로 23길 16 (일성트루엘) 2층 법문서적 ☎ 02-882-3333
-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시면 마이페이지의 [교환,환불]란 혹은 전화로 문의 부탁드립니다.
◇ 반품/교환 불가
- 출판사의 방침이나 면접,인적성 등 시즌성도서, 봉투모의고사, 8절도서, 서브노트, 상하반기 판례류 등 교환이나 환불이 불가능한 상품도 있음을 유의해 주십시오.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등이 멸실 또는 훼손된 경우(예, 래핑 제거 등)
- 도서 특성(종이) 및 택배 배송으로 인한 미세 흠집 및 구겨짐의 경우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예, 스프링 분철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배송으로 재판매가 곤란할 정도로 상품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반송 시 포장미비로 도서가 훼손된 경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