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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민사소송의 사실인정과 증인신문기법
이순동 l 진원북스
61,750원  정가 65,000  (-3,250원 할인)
782 쪽 ㅣ 2024년 04월 19일
1721384
617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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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 차 ■

개정판을 낸 지도 3년이 넘게 지났다. 그동안 필자는 로스쿨 교수를 정년퇴직하고 경상북도 자치경찰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찰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아무런 사전 지식도 없이 2021년부터 갑자기 시행된 자치경찰제의 핵심 기구인 자치경찰위원회에 들어오면서 평생을 연구해 오던 법률과는 다른 영역에서 많은 값진 경험을 하였다. 지난 3년 가까운 기간 동안은 지방분권과 그에 따른 자치경찰의 필요성,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기 위한 진정한 민주경찰의 모습과 냉엄한 현실정치의 한 가운대에서 왜곡된 자치경찰제의 시행에 따른 국민 혈세의 낭비와 같은 정치적・행정적 쟁점과 씨름하며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 그 과정에서 부족한 지식이지만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경찰을 위한 희망만으로 ‘자치경찰법 해설(육법사, 2023년)’을 내었으나, 사실인정론에 대하여는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이를 살펴볼 여유가 없었다. 그러나 경찰업무에 종사하면서도 단순한 법률해석학이 아니라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사실인정론’을 연구한 것이 필자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다. 경찰의 현실을 파악하는 것은 사실인정론을 응용하는 기회가 되었고, 국민과 경찰 그리고 행정관료와 정치인을 설득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무엇보다 경찰을 개혁하는데 필요한 마음가짐은 경찰에 대한 사랑과 세상사에 대한 겸허함, 사고의 유연함, 그리고 건강함과 성실성이다. 이를 갖출 때 비로소 편견 없이 현실을 파악하여 이를 바탕으로 국민이 원하는 경찰제도를 수립할 수 있다. 이는 사실인정론의 기본자세와 통한다.

법률가들의 미래가 불확실할 정도로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머리로만 취득한 메마른 지식이 아니라, 생활현장과 과학적 지식 및 인문학적 지식이 결합된 풍부한 경험이 기반을 이룬 경험칙을 몸에 갖춤으로써 제대로 된 사실인정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과거 사법시험보다는 나름의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 법률가가 될 수 있는 현재의 로스쿨 제도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아직도 법률적 지식만을 우대하는 경향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또한 AI의 출현으로 법률지식은 이제 사람의 두뇌 속에 가지고 있지 않아도 컴퓨터가 이를 거의 완벽하게 저장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정확하게 분석하여 결론을 낼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그 수준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정확하고 치밀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인정은 그 성격상 컴퓨터나 인공지능이 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제대로 된 사실인정은 단순한 원피고 사이의 승소나 패소가 아닌 진정한 분쟁해결을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사람을 직접 만나서 설득하고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해줄 수 있는 것은 사람이 아니면 절대 안 되는 일이다.
이제는 법률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사실인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단순한 법률학이 과거의 형이상학과 같은 추상에 머무르는 것이라면, 사실인정이론은 법과학이나 심리학과 같은 자연과학은 물론 인문 사회의 모든 과학을 망라한 영역에 있는 실질적인 분쟁해결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이요 법학의 새로운 길이다. 법률가들이 이를 통감하지 않고 과거에만 머물다가는, 분쟁해결은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에 머물 것이고, 사법부를 비롯한 법조는 결국 이 사회에서 퇴출될 위험도 있다. 위기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흐름에 맞는 사법운용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제3판에서는 인증신문 방법론에 중점을 두고 보충하였다. 아직까지 당사자주의 소송구조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우리의 공판절차에서 가장 아쉬운 것이 증인신문 요령이기 때문이다. 형사법정은 물론이거니와 민사법정에서도 법정을 활기차게 하여 법관이 사실인정에 흥미를 가지고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는데는 증인신문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증인신문기법을 몸에 익히는 것이 시급하다. 법을 어긴 자에게 관용하는 사회는 결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법원은 사회적 평화가 깨어진 분쟁에서, 어느 쪽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인지에 관하여, 기초가 되는 사실인정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판단할 책무가 있다. 이를 위하여는 법률가는 서증의 정확한 분석은 물론이고, 증인을 제대로 신문하는 기법과 이를 판단할 수 있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① 개정판에서는 그중에서 특히 ‘반대신문’에 많은 비중을 두었다. 그런데 우리 법원에서 실제로 시행되고 있는 증인신문의 현실에서 볼 때, ‘주신문’이 차지하는 무게가 매우 크다는 점을 감안하여, 제3판에서는 이 부분에 대하여 미국의 법정기법에서 논의되는 유용한 신문기법을 소개하였다. 이는 반대신문에서도 이용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② 또한 반대신문 중에서도 증인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신문기법을 보다 깊이 구체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는 사실인정론의 핵심과도 통하는 중요한 분야이다. ③ 법관의 보다 정확한 사실인정을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것이 전문가의 활용이다. 사회가 복잡하고 기술적이며 전문화된 시대를 맞아 운용이 더욱 확대되고 있는 전문가 증인의 효과적인 신문방법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④ 그리고 당사자주의와 교호신문제도를 정착하기 위한 기초적인 장치인, 공판절차에서 이의(objection)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이의사례와 대처방법을 추가하였다. ⑤ 최종변론은 배심제를 채택하는 영미법 국가에서는 배심평결을 앞두고 배심을 설득할 수 있는 변호사의 마지막 기회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직업법관제를 채택하고 있고, 심리가 주로 준비서면과 서증을 비롯한 서면을 중심으로는 진행되었으므로, 과거에는 민사소송에서 최종변론을 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그러나 이제는 공판중심주의가 활성화되면서 영미와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최종변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당사자주의와 공판중심주의 아래서는 당사자가 중심이 되어 법정에서 사안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나가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법정을 생기있게 하고, 국민에게 알기 쉬운 법정이 됨으로써, 사법 불신을 제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사실인정과 법률적용에 관한 마지막 결론을 당사자가 주도할 수 있는 최종변론은 이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최종변론에 관한 항목을 추가하였다. 
제3판에서는 미국에서 출판된 Steven Lubet의 Modern Trial Advocacy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 당사자주의 소송구조 아래서 오랫동안 배심을 설득하면서 길러온 미국의 법정 기법은 우리에게 많은 참고가 된다.

마지막으로 이번에도 출판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꼼꼼한 교정과 편집을 해주신 진원북스 편집 관계자분과 이 책이 나올 때까지 많은 성원을 아끼지 않은 진원북스의 양희원 사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2024년 3월
이 순 동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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